삼국지에서 제갈량이 사마의 군대를

    기상과 지리는 외부 여건인데요. 마음대로 어떻게 조절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삼국지에서 제갈량이 사마의 군대를 산골짜기에 몰아 넣어 화공으로 전멸시키려고 하는 찰나에 하늘에서 비가 쏟아지는 바람에 일을 성공하지 못하는 내용이 나오는데요. 그 때 제갈량의 유명한 탄식이 바로 "일을 꾸미는 것은 사람이하지만 일을 성공시키는 것은 하늘의 뜻이구나?" 과연 그렇기만 할까요? 신채호는 조선상고사에서 이런 말을 하는데요. 평양성 턱밑까지 갔다가 아무런 소득 없이 철수하는 수나라 군대가 살수에 이르렀을 때 배가 하나도 없었는데, 어디가 얕은 곳인지 몰라서 머뭇거리고 있는데, 어디에선가 고구려 승려 몇명이 물이 오금엗 차지 않는다며 바지춤을 걷어올리고는 성큼 성큼 강을 건넜는데요. 


    수나라 군사들이 이 모습을 보고 강물에 뛰어들어 강을 건너고 있는데, 고구려 군대가 상류의 모래주머니를 터뜨리는 바람에 수나라 군사들은 강 중간쯤에서 거센 물살에 떠내려갈 수 밖에 없었는데요. 나머지 군사들은 뒤에서 추격해온 고구려 병사들에게 죽임을 당하게 되었습니다. 수나라 군사들은 위아래도 없이 오로지 살아야 하겠다는 마음으로 하루 낮 하루 밤 사이에 450리를 달려서 압록강을 건넜는데, 살라남은 자가 30만명 2,700명에 불과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기상과 지리 같은 외부 조건은 스스로 만들어낼 수는 없지만 활용할 수 는 있습니다.

    우리속담에 "가루 팔러 가니 바람이 불고, 소금팔러 가니 이슬비 온다"라고 하였습니다. 바람을 탓할 일도 비를 탓할 일도 아닙니다. 날씨는 생각하지 않고 가루며 소금이며 팔려고 나선 자신을 먼저 탓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손자의 관점에서 보면 제갈량이 말한 '하늘의 뜻'조차도 싸움에 앞서 미리 검토했어야 했습니다.

    제갈량 자신도 적벽대전 때 한겨울에 동남풍을 부르지 않았던가? 외부조건을 만들어낼 수 없는 경우, 최소한 기다릴 수는 있습니다. 강태공은 평생 낚시만 하며 자신의 뜻을 펴릴 날을 기다렸습니다. 

    장수는 싸움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데, 모든 승전의 영광과 패전의 책임 모두 장수가 져야할 몫입니다. 한심한 임금이 도움은 커녕 방해만 해도 , 휘하의 병사들이 훈련이라고는 받아본 적이 없는 오합지졸이라 해도 장수는 패전의 책임을 면할 수 없습니다.

    때로는 설득하고, 때로는 위협하고, 때로는 속이고, 때로는 때려서라도 장수가 이끌고 나가야 합니다. 장수가 가장 빛이 나는 때는 질투심 많은 임금을 모시고 허약한 병사들을 이끌고 벌인 전쟁에서 승리하는 순간입니다.

    법제는 모든 제도와 규칙의 총체입니다. 정부 조직부터 훈련 일정, 보고 체계, 사소한 업무처리 방식에 이르기 까지 모두 법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또한 이법은 지켜져야 합니다. 필요성이나 효율성은 그 다음입니다. 지켜지지 않는 법이라면 100만가지 쓰임새가 모두 다 필요없고, 지켜지지 않는 규칙이라면 효율은 커녕 번거로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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